봄에 느끼는 비염은 겨울의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겨울 내 불던 찬바람은 아침 저녁으로만 코를 공격합니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재채기와 코가 맹맹한 것은 아직 조금 남아 있습니다. 낮 시간은 따뜻해서 찬바람으로 인한 비염의 고통은 덜해집니다. 대신 다른 것들이 등장하는데요.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꽃가루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특히 지난해의 꽃가루는 유난히 심하게 날렸던 것 같습니다. 환기 때문에 아주 잠깐 창문을 열면 노란 꽃가루가 집 곳곳에 쌓이더군요. 아직 꽃가루가 심하게 날릴 시기가 완전히 지난 게 아니라서 올 해는 어떻게 될 거라 장담할 순 없지만요.
비염이 덜한 것이 요즈음 특수한 상황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고, 전문적인 연구나 수준 높은 사고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모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있듯이 저도 그렇습니다. 감염되는 것 자체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옮기면 어떡하나 싶은 두려움이 큽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시겠지만, 저도 이런저런 노력을 해 왔습니다.
먼저 환기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자주 환기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환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기가 깨끗한 날이 많으니 미세먼지 수치를 보며 언제 환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환기하니 참 좋네요.
둘째로 거의 밖에 나가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었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찬바람을 쐬는 경우도 줄어들고, 사람이 많아 공기가 탁한 곳에 갈 일도 줄어들었으니까요. 설 명절 이후로 외식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를 만난 건 설 이전이고요. 설 이후로 부모님과도 마스크를 끼고 잠시 반찬 같은 걸 받거나 할 때 말고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만난 적이 없네요.
물론 아예 안 나갈 수는 없더군요. 거의 모든 것을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하고 있지만, 종량제 봉투는 직접 나가서 사야 하는 것처럼 꼭 나가야 할 일은 생깁니다. 그럴 때는 마스크를 끼고 가급적 불필요하게 뭔가를 만지지 않고, 뭔가를 만진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거나 안경 등을 만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밖에 외출해서는 휴대전화도 가급적 만지지 않으려 합니다. 다녀와서는 휴대전화를 비롯해서 결제했던 카드 등 소지품을 닦고요.
몸이 피곤한 느낌이 들면 집이 아니라 방에 박혀 체온을 재며 따로 밥을 먹고 방 밖을 나오지 않으려 합니다.
셋째로 계속 닦고, 닦고, 또 닦는 것이 도움이 됐을 거 같습니다. 평소에 손을 자주 씻지만, 요즈음은 더 자주 씻습니다. 바닥을 더 자주 닦고, 손이 닿는 곳은 소독제로 닦습니다. 침구와 소파 패드 같은 것도 평소보다 더 자주 빠는 거 같네요. 그렇게 닦다 보니 좀 힘들긴 합니다.
깨끗이, 그리고 조심이,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병 없이 모두 건강히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