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심리 상담 센터
우울의 늪에서 흘러나온 진액이 묻은 듯, 내 모습은 주변에서도 안쓰럽게 보였나 보다. 결국 권유에 못 이겨, 평판이 괜찮다는 상담 센터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결심은 쉽지 않았다. 센터 문 앞까지 갔다가 발걸음을 돌린 날이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정말 상담까지 받아야 할 정도일까? 비용은 왜 이렇게 비싼 걸까?’ 그런 의문들이 늘 나를 붙잡았다.
그러던 4월의 어느 날. 봄이어야 했지만 이상하게 차가웠던 날. 가로수에는 꽃망울이 반쯤 터져 있었지만, 바람은 코트 깃을 파고들 만큼 싸늘했다. 그날도 나는 센터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태까지와는 다른 풍경이 나를 붙잡았다.
양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중년 남자가 센터 입구를 청소하고 있었다. 반들거리는 구두 앞코에는 흙이 묻어 있었고, 잘 다린 넥타이는 살짝 비뚤어져 있었다. 그는 빗자루를 움직이며 먼지를 털어내는 와중에도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았다. 마치 바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에 있다는 듯이.
나는 순간 움츠러들었다. 아마 이곳의 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풍경은 나를 주저앉히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은 들어가야 한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제법 쌀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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