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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06. 2023

공산품과 공예

20200430

한국의 도자기 시장은 공예와 공산품의 구분이 모호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가치는 그 제품의 생산 과정의 효율성과 사회적 인식에 의해 결정되며, 이러한 구조는 공예품이 공산품과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 이에 따라 생산량에 따른 노동 가치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작업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두 도자기 작가 A와 B를 생각해 보자. 작가 A는 하루에 5개의 작품을 만들 수 있지만, 작가 B는 하루에 20개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가 B가 작가 A보다 4배 더 효율적으로 좋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노동의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공예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디자인 산업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인식을 보여준다. 디자이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디자인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더라도 그 가치가 인정받는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창작물로서, 그 자체로 높은 가치를 지니며, 이는 개인의 노동력이나 생산량과는 무관하다.


이러한 예시를 통해 공예품이 공예로서 가치를 지니기 위해선 작품 지향적이어야 하며, 이는 단순히 노동의 결과물이 아니라 창조성, 기술, 그리고 작가의 개성이 반영된 것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인식이 생긴다면 공예품의 가치는 더 이상 생산량에 의해 제한되지 않고, 그들이 담고 있는 예술적 가치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이것은 공예품이 공산품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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