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끼고 걷는시간
한동안 뇌의 과부하가 걸려서 치매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했다. 집앞 커피숍에서 그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거 있잖아요? 우리 어릴때 놀이터에서 팔던거. 그 할아버지들이 불에 달궈주던...아 달고나...."
20대까지 나의 기억력은 성능이 괜찮았다. 그 시절의 루틴을 떠올리다 깨달았다. 나는 퇴근길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2시간 가까운 퇴근길을 즐겼다. 그 시간은 나의 하루를 정리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며 나의 그 루틴은 10여 년동안 잊혀져있었다. 딸이 할머니 집에 가있어서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저녁을 먹고 코인노래방을 갔다. 우리는 이제 신곡에서 노래를 고르지 않는다. 늘 90년대 아니면 2000년대 초중반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리웠다. 박정현 2집이, 김조한이, 임재범이, 전성기 시절의 김경호가 그리웠다. 이어폰을 끼고 밤 길을 혼자 걸었다. 10여 년만에 내 귀에 이어폰이 끼워져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뇌가 휴식을 취하는 것만 같다. 노래마다 추억이 묻어있기에 각각의 시간으로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왔다. 머리가 맑아졌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저녁 루틴으로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