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6일
가난한 집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집은 계속 부유한 경우가 많다.
우리 5촌 고모는 수백억원 자산가의 삶을 살고 계신다.
내가 초등학생 시절부터 압구정동에 있는 그분의 집에 종종 놀러갔다.
할머니의 조카였던 그 분은 그 시절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하신 인텔리였다.
남편분도 대기업 사장을 지낼만큼 능력이 뛰어난 분이셨다.
그땐 어려서 느끼지 못했지만 그런 분을 그렇게 가깝게 만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큰 경험이었는지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20대 시절 명절때마다 인사를 드리러 고모님댁에 갔었다.
매번 돈에 대한 이야기와 세상 경험을 전해주셨다.
물론 옛날 사람이기에 산업화시대 기준이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본질은 요즘과 다르지 않다.
우리집은 늘 가난했는데 할머니와 아버지의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하셨다.
당시에는 아버지가 열심히 살아도 재수가 없어서 안풀린다던(본인 주장) 이야기에 가스라이팅 당해있던 시기라 그 말씀이 뾰족하게 느껴졌었다.
나이가 한 살씩 더해질때마다 그분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 하나씩 깨닫게 되었다.
우리집은 늘 부정적인 마인드에서 출발하는 대화가 많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안될거라고 결정을 했고,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운이 좋은 몇 안되는 사람들이 얘기라며 무시하고,
실패한 인간들의 푸념은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며 들어주었다.
그뿐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실패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감정섞어서 전달하곤 했다.
딱하다며, 세상이 나쁘다며....
예전 어르신들이 정으로 사업하다 망한 이야기를 한번쯤을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 사이에 계약서는 무슨!
우리가 남이가?
쟤랑 나랑은 친형제나 마찬가이야~
결국 자신이 돈을 빌려준 사람은 도망가고,
자신에게 돈을 받을 사람들을 악착같이 독촉하며,
결국 파산하고 망해서 가족들이 함께 어려운 삶을 살게 된 이야기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집에 살던 사람이 어르신들을 욕하면서도 본인이 똑같은 사고방식으로 사는 모습도 보았을지 모르겠다.
물론 100%는 아니다.
나도 그런 가난 유전자를 학습하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덕분에 아쉬운 소리를 하고 사는 삶은 간신히? 면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참 아쉬운 부분은
내가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나에게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상황을 이야기해도 자신이 더 힘들다고 하며 무례한 부탁을 한다.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거기에는 우리 가족들도 다르지 않다.
나는 당연히 들어줄거라고 결정하고 이야기하는 것.
그게 맞는건가 싶다.
가난의 유전이든, 부유함의 유전이든..
나는 선을 긋지 않고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었다는 것.
그게 심각한 문제였다는 사실을 요즘 격하게 느낀다.
선을 긋지도 않았는데 선을 넘었다는 말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제 나도 적정한 선을 긋고 그 선을 넘지 않기위해
서로 노력하는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나의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가난의 유전, 부유함의 유전보다
선긋기의 유전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