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나는 정신이 번쩍 들어 일산에서 강남까지 지하철을 최소 한번 갈아타고 두시간 가까이 출근하는 상황에서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회사에서 하고 있는 두 줄기의 주요 업무는 첫째로 어플을 개발하는 일이었고, 둘째는 신사업으로 동생이 석사학위를 취득한 검증 시스템으로 불량한 채권 같은 걸 분별해 내는 것이었다.
사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내가 그 업무와 사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그 당시 나는 생경한 이 업무 분야를 접하면서, 그 전에 주식이라도 관심있어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골백번도 넘게 생각했다.
“주식투자라도 꾸준히 했으면 그나마 업무하는데 수월했을텐데.”
그쪽 방면으로 부족한 나의 지식이 상식 수준에도 못넘는다는 걸 알았을 때 프로젝트는 더 늘어나기 시작했고, 직원들도 관련 지식의 부족과 일감의 강도로 인해 허덕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날도 지하철에서 유튜브로 주식,블록체인,UI,UX, 퍼블리싱 등의 정보들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보고 있었다.
그것들은 서로 상관없는 주제같아 보였지만, 알고 보면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얼마나 더 오래 공부해야 할까.”
머릿속이 실타래처럼 엉킨 상태로 사무실 문을 열었다.
먼저 와있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 출근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내 자리 건너편 끝자리에 앉은 팀장이 부사장과 함께 속닥거리다가 웅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뒤이어 내 앞에 앉은 젊은 두 친구들도 웅성이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어요?”
제일 늦게 입사한 나는 눈치가 느려서 회사 관련 소식에도 제일 둔했다.
“차장님이 출근을 안했어요. 연락도 안되요”
팀장이 알려주면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제서야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개발을 하는 차장이 결근을 했고, 연락도 안되는 상황이란 걸 알게 되었다.
팀장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는 다급한 손동작으로 여러번의 전화 시도 끝에 어찌어찌 그 차장과 전화 연결을 하는데 성공했고, 어렵사리 그의 얘기를 듣게되었다.
그는 끝내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나갈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그 자리는 공석이 되었고, 그 이후 대체자를 구하려고 여러모로 수소문을 했지만 몸값이 하늘을 찌른다는 개발자는 구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