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거친 파도 속으로 - 스타트업 생활(5)

by 밥반찬 다이어리

그렇게 개발자가 사라지고 난 뒤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고, 결국 동생인 대표는 궁여지책으로 과거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유능한 개발자라는 사람과 외주 계약을 맺어 업무를 꾸려나가는 걸로 결정을 하였다.

개발자가 정해지자 팀장은 PM이라고 일컫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명명이 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전부터 회사에서 진행되는 문구나 대외 홍보 기사 작성, 디자인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자가 되어 일을 하고 있었고, 그 프로젝트엔 직접적으로 업무 책임자로 관여되진 않았다.

사실 말이 책임자지 이쪽 업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찌 보면 그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초반에는 업무를 배우는 차원에서 파티션으로 절반 쯤 가려지긴 했지만, 내 앞에 마주 보고 앉은 젊은 친구들하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아니 대화라기 보다는 나의 질문이 대부분으로 이뤄진 문답 형식의 대화에 가까웠다.

한 친구는 공대를 졸업하고 디자인학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배우고 온, 고향이 울산이었던 친구였고, 한 친구는 프로그램 개발자를 꿈꾸며 한 단계씩 호기롭게 배워나가던 친구였다.

둘 다 나랑 나이차는 꽤 났지만 내 기준에서 나름대로 대화는 잘 되었고, 그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그저 인터넷에서만 봤던 MZ세대의 특성들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이렇게 열심히 산다고?”

개발자를 꿈꾸며 웹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친구는 심지어 출근시간도 항상 앞당겨 왔다.

일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목표와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 나는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구나. 역시 인터넷 기사로만 접한 그런 내용이 전부는 아니야.”

내가 두 눈으로 매일 오랜 시간 접하며 본 이 MZ들과 기사 속의 MZ는 많이 달랐다.

사실 나도 MZ세대의 특징이라고 하는 부분에는 일부 동의하는 사람이었지만, MZ라고 특정화 시켜서 마치 동떨어진 인간세대로 분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나는 그 친구들한테 퍼블리싱부터 화면에 보이는 그래픽 디자인 영역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며 같이 의논했고, 대표한테 최종 결재를 올릴 때 까지 함께 관여하며 결정했다.

대기업에서만 20여년 생활해 온 내게 그런 경험들은 꽤나 신선했고,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하게 먹고 사는 방법, 일하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들 깨닫게 한 시간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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