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프로젝트와 연결되어 협업하는 외부 업체는 꽤 여럿이었다.
가뜩이나 팀장도 그렇고 대부분 이쪽 일에 경험이 없던 차라 초반부터 우리 쪽 업무 속도에 스피드가 잘 나지 않았던 상황인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발생된 팀장의 부재는 나를 급격하게 압박해왔다.
"이사님 상황이 급박하니 이 프로젝트 PM 좀 맡아주세요."
피엠. 대표인 동생이 단어조차 생소한 그 역할을 내게 부탁해왔다.
능력이 된다면 모든 일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하고 마무리짓고 싶을 정도로 초짜인 내가 보기에도 이 조직엔 뭔가 더 응축된 에너지가 필요해 보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나는 그 PM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내심 내가 하면 더 빠르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맡자 마자 용어부터 생소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알아먹을 수 가 없었다.
팀장이 초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모르는 건 일부 나와 상의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했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완전히 딴세상일 것이라 예상치 못했는데, 실제로 부딪히니 너무도 생경했다.
나는 과거 업무 영역에서 막힘없이 일을 처리하던 때를 떠올리다가 그때의 나를 잠시 부러워했다.
하지만 눈 앞에 닥친 현실로 돌아와 대화가 오가는 텔레그램 메신저 창을 보고 있자니 머리가 하얘졌다.
IT와 블록체인, 코인, 에어드랍, 가상 세계, 컴퓨터 언어, VC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용어들이 머리 속으로 들어오지 않고 각자 사방으로 흩어 돌아다녔다.
방법도 없었고, 사람도 없었다.
모르는 건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 하나 물어봤고, 포털 검색을 하면서 머리 속에 하나 둘 업무 지식을 쌓아갔다.
천가닥의 엉킨 실타래 중 한가닥을 겨우 풀어 올라가면 못 본 매듭이 나타나 그걸 다시 풀어야 했기에, 실타래 끝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하루 하루 배워가니 어느 순간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어느정도 이해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와 이걸 알아듣네."
완전히 모르는 분야를 알아가면서 대화가 통한다는 사실이 큰 성취감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