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현실에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봤다. 점심 때였다. 가족들끼리 아웃백을 갔다. 사람들이 꽤 넘쳐서 웨이팅을 할 줄 알았는데 바로 들어가게 되어서 선물이라도 받은 느낌이었다.
아웃백은 손님들 만큼이나 일하는 사람들도 많고 서비스가 좋다. 그만큼 분주하고 바쁘다는 말이겠다. 참 수고가 많으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다.
와장창창창 !!! 아, 이 듣기 어려운 소리. 몇 번 다른 음식점에도 그릇이 저토록 깨어지는 소리가 나면, 일하시는 분들은 금세 죄인이 된다. 사실 실수 할 수 있는 건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눈빛의 날카로움에 베일까 나는 걱정을 하곤 했다.
그때였다. 여기저기서 마법의 주문이 발사 되었다. 이건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윙 가디움 레비오사처럼 들렸다. 그 주문의 이름은 ‘감사합니다’였다.
뭐라고? 그릇이 와장창 깨졌는데 감사합니다로 인사를 한다고?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전혀 아니었다. 분명히 그릇이 와장창창 깨지는 순간에, 거기 있는 모든 일하는 분들이 일제히 ‘감사합니다!’라고 주문을 발사 했고, 그 주문은 이내 민망함으로 얼어붙을 뻔한 공기를 완전히 박살 내버렸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진짜 이건 미쳤어. 생각을 하며 한참 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해리포터에서 나온 어떤 마법들 보다, 마법 같은 순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소설 쓰기 좋아하는 나는 금세 또 상상의 날개가 발동했다. 뭐가 감사하다는걸까? ‘그릇이 깨졌는데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인가? ‘그릇이 깨졌지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일까? ‘그릇은 깨졌지만 우리 인생은 깨지지 않아서 감사합니다’일지도? 어쩌면 ‘우리가 그릇이 깨졌지 가오가 깨졌냐 그러니 감사합니다’가 아닐까?
여튼 뭘 갖다 붙여서 상상해봐도 그저 기분이 좋아질 뿐이었다. 감사합니다가 이런 상황에서 사용되니까, 이런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구나, 식사하는 내내 신기해서 더 맛있었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오늘 네가 더 확실히 좋아졌어. 아니 널 사랑하게 되었어. 너 진짜 멋지더라,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