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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정폐쇄 Jan 01. 2019

2018년 최악의 슬럼프 (2)

0.545

2018년. 작년 중반부터 일이 조금씩 꼬인다 싶었다. 뭔가 마음 먹은대로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병든 닭마냥 매사에 축축 늘어졌다. 아무래도 작년 1월에 용산CGV 에서 작품 피칭을 마치고, 6월까지 각색작업 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듯 하다.  거기다 회사일까지 바빠지는 바람에 정말 제대로 된 번아웃을 맞이한 것 같다. 그렇다고 각색이라도 잘됐으면 보람이라도 있지. 보람도 챙기지 못한 채, 몸만 축냈다.


그러다보니, 순간 느낌이 왔다.


아. 올해는 지는 게임을 해야겠구나. 역전이 불가능 하겠구나.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건? 잘 지는 일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똑같이 지는 경기라도 잘 지는 시합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합이 있다. 지더라도 훗날을 도모할 수 있게끔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해 주는게 중요하다. 억지로 흐름을 거스르려고 하다간 몸에 무리가 가고, 그렇게 하다보면 다음 시합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0.545. 2018년 프로야구 리그 1위팀의 승률이다. 참고로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승률은 0.479. 2017년엔 0.563. 2016년엔 0.458. 어딜까?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모여랏. 엘롯기! 난데없이 야구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건 아니다. 그냥 제 아무리 잘하는 팀도 질 때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니 딱히 잘나갈 일도 없었던 내가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것에 대해 너무 마음 쓸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

작년 한해동안 놀았다는 이야기. 랄랄라.

너무나 잘 놀았더니, 상으로 살 5kg이 주어졌다.   


덕분에 가뜩이나 풍성한 내 육신이 풍선처럼 불룩-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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