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를 얕보지 말자.
태어난 지 191일째가 된 아기가 엄마에게 장난을 건다.
보름 전쯤부터 뒤집기를 스스로 시작하며 엎드려 있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자면서도 흡! 하고 몸을 잔뜩 웅크리고는
옆으로 돌더니 다시 한번 더 흡!! 하고 뒤집는다.
배를 대고 누워서는 자기도 놀랐는지 머리를 한번 팍 치켜들고는
곧바로 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도리도리 부비적부비적 한번 한 뒤에
고개를 사알짝 한쪽 옆으로 돌린 채로 다시 콜콜 잠에 든다.
보면서 우습기도 하고 귀여워도 하며
이 아기는 대체 언제 크나 하고 아기가 커있을 순간이 기다려졌었다.
어제 저녁도 그렇게 뒤집기를 한 채로 놀고 있었다.
혼자 아기를 내내 돌보다 지친 나는 더 이상 아기에게 말을 건넬 힘도 없어
다리를 쭈욱 뻗고 같이 누운 채로 아기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가 내 다리쪽으로 얼굴을 갖다 대더니
평소 하던 대로(ㅎㅎ) 입을 벌리곤 혀를 내밀어 척척 대는 것이었다.
잠옷 바지가 바로 젖으면서 아기가 빠는 느낌이 너무너무 간지러워
나도 모르게 앗!간지러! 외쳐버렸다.
그러자 아기가 날 보더니 히히히 웃는다.
조용하다가 내가 소리를 내서 좋았는지 뭔지
하여튼 아기가 좋아하길래 그냥 가만히 있어보았다.
그런데
또 한번 내 다리에 얼굴을 대고 날름날름을 하는 거다.
나는 한번 더 아잇 간지러워!! 하며 꺄르륵 웃었다.
아기가 날 다시 보더니 흐으! 하며 흐흐흐 웃었다.
그러고는 또 다시 내 다리에 자기 침을 잔뜩 묻힌다.
요놈?!
내가 간지러워하는 걸 알고 그게 재밌어서 날 한번 보고 다리 한번 빨고 하는 게
웃기면서도
한편으론 너무나 놀라웠다.
아가가 엄마에게 장난을 걸다니?
참나.
이백일도 안된 아기가 따라웃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사람을 먼저 웃겨도 주다니.
내 반응을 보고 계속 장난을 치다니.
언제 이렇게 큰 걸까.
이 작은 아가도 어엿한 사회적 동물로서 행동하고 있었다.
아기의 상호작용이 놀랍기만 하다.
역시 아기는 적응력 max를 찍는 훌륭하고도 대단한 존재.
정말로 이 아기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은 아기의 장난 흔적이 가득 묻은 나의 잠옷 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