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간식으로 유통기한이 딱 오늘까지인 시나몬 롤을 꺼냈다.
내일 먹자니 괜한 죄책감이 들어 저녁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한 입씩 먹자며 식탁으로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있지, 엄마는 한국어가 모국어고 너희는 영어가 모국어 인 셈이잖아. 그럼.. 우린 얼마나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
뭐, 물론 모국어가 같고 서로의 언어를 다 이해한다 쳐도 100% 공감은 힘들겠지만 말이야.
문득 사춘기 아이들에게 던진 질문에 딸은 막힘없이 말한다.
-우리에겐 텔레파띠가 있잖아요. (텔레파시? 아니다. 번데기 발음, 텔레파..띠-)
맞은편에 앉은 아들에게도 되물었다.
-넌?
-음... 모르겠다. 텔라피띠가 어떻게 워크 할지.
응? 이건 이성과 감성의 차이인가. 동문서답의 전형인가. 아님, 내가 묻는 공감의 현실적 반영인가?
소통이라는 것이 공감에 있어 어떻게 작용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생강절편이 든 락앤락 뚜껑을 열며 아들이 묻는다.
-이거 마셔도 되죠?
-응, 마셔. 마실 수 있으면.
한국서 할머니가 손수 말려 보내주신 생강절편을 유독 좋아하는 아들은 순간 아차 싶었는지... 껄껄 웃었다.
그러더니 호로록 마시는 시늉을 하며 큰 생강편 하나를 우적우적 씹는다.
우리는 두 언어의 교집합이라는 곳에서 사는 집단의 일원이다.
은, 는, 이, 가… 조사의 세계를 헤매는 아이들과 관사 the와 a의 혼란을 극복하지 못한 어미이지만
언어의 마찰 따위. 너와 나의 연결고리, 텔레파띠-가 있잖니.
엄마는 다 알아들어. 아무말 대잔치도 언제나 웰컴이야-
그러니 내 개떡 같은 영어도 찰떡 같이 이해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