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조동진의 노래를 들려준 사람.
까뮈의 결혼여름을 읽어준 사람. 그르니에의 섬과 고양이 물루를 알려주고, 김종삼의 시집을 선물해준 사람. 저 별이 오리온 자리야. 북두칠성은 긴 국자 모양. 이렇게 접으면 종이 비행기가 더 멀리 날아가. 도미솔을 함께 누르면 화음이 된단다. 입술을 오므려 이렇게 휘파람. 이건 냉이꽃이고, 저기 푸른 것들이 찔레의 첫잎. 달을 보고 음력 날짜를 아는 방법. 잘 익은 수박의 통통 울림 소리. 토요일에 도어즈 들으러 갈래? 저기 외롭게 외치는 사람이 노무현. 맞아요. 이 길로 계속 걸으면 듈리캘이에요. 멈추지 않고 끝까지 걸어서 닿는 곳이 바로 그대의 목적지입니다. 시금치를 알맞게 데치는 시간. 카메라 조리개 숫자와 흐려짐의 상관관계. 와인은 어금니 안 쪽으로 마시고 느끼는거야. 하스킬과 글렌굴드의 피아노. 볼츠만과 비트겐슈타인. 알려준 사람. 누구였더라. 삶의 순간 순간마다 얼굴을 바꿔서 나타나준 사람들. 모든 그대들. 모두 그대들. 누구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