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만에 찾은 제주의 여름
오랜 시간 해외에서 이방인으로 살다가 다시 찾은 제주는 전부 새로웠다.
우도는 맑고 영롱했으며 아담하고 풍요로웠다.
제주의 하우지와 외돌개의 파도는 베트남의 무이네나 태국의 파타야 또는 지중해의 바다 빛깔보다
투명한 옥색을 품었다.
협재로 떨어지는 태양은 생애 최고의 저녁노을을 선사했다.
새파란 하늘은 이내 노랗게 물들었고 형광의 오렌지색과 본연의 붉은빛을 토해 냈다.
흰 구름과 비취색 바다가 어울려 색의 향연을 완성했다.
주상절리의 바위들은 더 불끈 솟아올라있었고 쇠소깍의 비경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뻤다.
우리가 도착한 용머리 해안에 처음 보는 렌즈구름이 떠 있어서 행운이지 싶었다.
머리로 기억하기 어렵고 내 어눌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풍광을 사진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