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플라이 대상어

by 게리


2. 국내의 플라이 대상어


SE-c8f36153-05d5-4f61-b722-cdc81feee2ed.jpg 붕어 낚싯대를 개조해 만든 자작 플라이대로 삼척 오십천에서. 쭉 남쪽지방에 거주하던 나로서는 평생 처음만나게 된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


심해어라든가 고래... 는 물고기가 아니지만 ^^;;; 하여간 그런 애들 빼고, 낚시로 잡히는 어지간한 물고기라면 모두 일단 플라이 낚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범위를 좁혀 우리나라 담수어에 국한한다면 피라미, 갈겨니, 블루길, 끄리, 배스, 강준치, 누치, 눈불개, 잉어, 산천어, 무지개송어, 브라운송어 등등...

그런데, 전통적으로 플라이 낚시 쪽에서는 단연 '연어과 어류'들을 최고의 대상어로 친다.


여기에는, 곤충이 주식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새롭고 흥미로운 낚시법(드라이 플라이, 님핑)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발전시켜 왔다는 부분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손 닿는 곳에 존재했던 먹거리로서의 유구한 전통 때문이 아닐까 싶어지는. (그쪽 사람들은 붕어, 잉어, 이런 흙 먹는 물고기 'mud-sucker'는 더럽다고 사람이 먹는 고기로 안친다...)

한 때, 오늘은 또 뭘 하면서 보낼까? 취미나 오락생활이 주된 관심사 중 하나였던 귀족사회에서 '에티켓'처럼, 그들이 꼽던 고상한 취미들 중의 하나로 연어 낚시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데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겠다.

(기록의 부재로 인해, 일반 평민 계층보다는 낚시에 취미를 가졌던 일부 귀족들과 그의 영지를 지나가는 물줄기와 수로-농사와 물자의 이동 등에 꼭 필요했던-를 관리하던 고용인들에 의해 발전해 오던 낚시라 보이기도... 하지만 과연 그 실상은 어땠었을까...? )


우리나라에도 연어과 어류는 몇 종 존재하지만, 차갑고 용존산소가 풍부한 물에서 살아가는 얘네들 특성상 거의 남방한계선에 걸려있다 보니 강원도와 경북 북부 일부 지역 외에서는 여름에 살아남기가 어렵고,

강과 하천의 길이도 짧은데 더해, 해마다 여름이면 물난리 겨울이면 가뭄, 거기에 또 수시로 이루어지는 제방/사방공사 등으로 안정된 서식지로서 제 기능을 못하며...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곳이라 하더라도, 낚시가 금지되는 생태계 보전지역으로의 지정, 좁아빠진 계곡을 쭉 따라 올라가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식당, 펜션, 캠핑장 등의 취락지, 농공단지, 축산폐수 등등...

암튼, 강원도(여기는 또 양식장...ㅠ.ㅠ;;;) 근처에라도 살고 있지 않은 이상 타지방 거주민이 자연 속에서 얘네들을 만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힘 좀 쓰는 무지개송어를 작은 저수지에 풀어놓고 낚는 유료낚시터가 다음 해 봄까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솔직히 뭐 이런 곳까지 친다면, 'trout'를 잡아보기는 쉬운, 접근성이 뛰어난 나라 중 하나라 할 수 있을지도? (기네스에 등재까지 되었다던 코로나 이전의 '산천어 축제'를 한 번 떠올려보라...)

평생을 가두리 안에서 사료만 먹고 자라 정작 계곡은 근처에도 가보지도 못한 송어를 낚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플라이 낚시꾼도 한편으론 존재한다는.

'플라이라면 역시 '트라우트(송어)나 새먼(연어)을 잡아야 진짜배기 플라인 거지~'라고 하는 주장을 완전히 부정하기에는, 플라이 낚시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 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작 그런 물고기들과 자연을 공유하며 함께 살아온 네이티브들은, 그저 동네 샛강에 나가 반찬거리나 잡아오고, 해마다 연어가 돌아오면 부지런히 잡아 먹거리가 부족한 겨울 동안의 양식으로 삼고...

그냥 그러고 살아온 걸 거다.



The Fight to Save Wild Salmon : 야생연어를 지키기 위한 투쟁

- 플라이 낚시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보기를 권하는 파타고니아의 다큐멘터리


봄과 가을이면 늘 빼놓지 않고 이색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연어 인공부화~치어방류사업조차도, 스스로 산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수변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사업을 시행하는 쪽에선 그거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바로 얼마전부터 시작된 양양~남대천 낚시금지 구역의 확대로 사실상 국내에서의 연어낚시는 이제 끝났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2012년 열목어 낚시금지가 그랬듯이...

연어나 산천어만을 노려서는 국내에선 설자리가 계속해서 줄어들고만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ㅠ.ㅠ






* 산천어? 송어?


산천어와 송어는 모두 같은 종의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송어'는 가을(10월경)이 되면 바다와 연결된 강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는데, 이 알들은 민물에서 부화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고, 한 두 해 바다에서 머물며 자란 후 다시 돌아와 알을 낳는 생을 반복해 오고 있다. (한 사이클, 즉 수명은 고작 3년...)

치어들 중 일부는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남아 하천이나 계곡에 머무는데 얘네들을 '산천어'라고 부르고, 바다에서 다시 돌아오는 애들을 '송어'라고 부른다. 돌아올 때는 이름만큼이나 생김새도 많이 달라져서 사전지식 없이 처음 보는 사람은 이 둘이 서로 같은 종류라는 걸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다.


알에서 깨어난 치어들이 어느 정도 자라 바다로 돌아가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면, 처음의 알록달록하던 예쁜 무늬(이 무늬를 'parr mark' 라고 부른다. 이때까지는 '산천어'.)를 잃고 몸 전체의 비늘이 차츰 은색으로 변한다. (이를 'smolt'라고 한다.) 그리고 바다에 도착해서는, 풍부한 먹잇감과 안정된 환경 덕분으로 육상에서 계속 머무는 산천어에 비해 덩치도 상당히 커지게 된다.


이 산천어와 송어는 같은 종이니 당연히 서로 교배가 가능하고 산란장에서 이 둘을 함께 볼 수도 있다.

알을 낳으면 대부분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그다음 해의 산란에까지 참여하기도 한다고.

(연어와 송어의 빨간 살색은 갑각류를 많이 먹어야만 나오는 색깔이다. 그렇지 못한 산천어는 그냥 허여멀건한 색깔... 양식하는 무지개송어나 노르웨이산 연어의 먹음직한 그 살색은 실은 색상강화를 위한 사료를 먹여서 만드는 색깔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물고기 이야기 - 산천어(송어)

송어와 무지개송어

연어와 salmon, 송어와 trout







3. 생소한 단위, 용어, 역사 등 약간의 사전 지식




* 플라이 낚시에서 사용하는 단위



길이, 무게 단위에 관한 문제 - 19/06/24 낚싯줄 이야기





* 플라이 낚시의 역사, 유래, 그리고 발전과정



플라이낚시의 역사 : 1 , 2 , 3

한국역사관 (작고하신 박노진 선생님의 블로그)

세계역사관

플라이낚시 역사 연표 (도쿄 플라이낚시 클럽 - 요즘은 번역기를 사용하면 얼추 다 읽어낼 수 있다.)


(좋은 글들이 많아 그대로 링크를 건다. 플라이의 불모지에서 고군분투하셨던 선배님들의 귀한 발자취...

첨에는 이게 다 뭔 소리야 싶겠지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 지금은 그냥 패스하더라도, 나~중에 심심할 때 한 번쯤 읽어는 보자.)




원래 출발부터가 우리에겐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서양의 전통 낚시법이다.

링크로 걸어놓은 글들을 꼼꼼히 읽어본다면 더 실감이 나겠지만, 이 낚시는 서양인들의 (초창기는 거의 유럽에 국한되어 이뤄졌었고, 이후 미국을 필두로 풍요로운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들에서) 역사와 함께 장장 십 수세기에 걸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낚시법이니만큼, 사용되는 용어나 그 안을 흐르는 정서들도 우리와는 많이 다를 수 밖엔 없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언급했던 그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영화에 대해서도, 비록 인류 공통분모적인 부분의 정서적인 교감 등으로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느꼈던 그 감동이 실제로 그들의 '플라이 낚시에 관한 공감대'에 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어떨지, 이곳의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차라리 '나만의 플라이 낚시'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거라 생각해 본다면...?

그렇게 따지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셈이다. (하아? o.o;;;; )

신대륙의 진취적인 플라이 앵글러들과 그들의 휘황찬란한 신기술들을, 이딴 건 플라이가 아니잖아? 하고 같잖다 무시하는 구대륙의 꼰대들도 엄연히 공존하는, 멀티유니버스의 세계관에서라면야...ㅍㅎㅎ



(미국이나 영국 낚시꾼이라면 다들 플라이를 던지고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그 동네에서도 플라이 낚시꾼은 조금 별종?으로 취급된다. 거기에 더해, 동양인이 플라이 낚시를 한다 하면 코웃음부터 치는 그쪽 사람들... 실제로 좀 있다. '늬들이 이 어렵고 돈 많이 드는 낚시를 한다고?' 하고 ㅋ 그런데 유독 플라이 낚시를 쫌 안다는 사람들이 더 그러는...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건 전적으로 서양이 더 우월하다는 식의 인종차별? 적인 시각에서 라기보다는, 꼬마였을 때부터 플라이를 던지는 아버지, 삼촌, 할아버지를 보고 자랐던 환경에서, 몸으로 체득되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놀이나 문화? 쯤으로도 여기고 있는 것 같더라는. 뭐 그런 식이라면, 결국 그들 눈에는 그냥 영원히 잘 흉내 내는...? 정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이런 건 뭐가 맞네 틀리네 하는 그런 이야기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아무튼 그렇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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