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피라미/갈겨니 : 2번 이하의 여리여리한 세트가 절대적으로 필요!
블루길까지 장비 한 세트로 커버하고 싶다면 3번 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낚시하는 곳이 흐름이 좀 센 곳이거나 제법 큼지막한 개체들이 아닌 이상 손맛? 저항감? 같은 건 거의 기대할 수 없다. 더구나 부드럽게 챔질 하는데 익숙하지 않다면 잡아챔과 동시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 물고기를 자주 보게 되는...
원체 파닥거려서 미늘이 없는 바늘을 쓴다면 뜰채가 거의 필수이다.(이건 끄리도 비슷) 망이 부드럽고 조그만 뜰채가 있다면 좋다. 뜰채를 안 쓴다 하더라도 미늘은 살짝 눌러놓자. 그래도 텐션만 꾸준히 유지한다면 끌어내는 도중에는 쉽게 안 빠진다.
플라이 종류는 크게 상관없지만 바늘 크기는 고기에 따라 맞춰 쓴다. 다 자란 큰 놈들이라면 14~16번 정도를 써도 별 무리 없다. 하지만 손가락 만한 애들을 잡겠다면 18, 20, 22... 작을수록 유리해지지만, 활성도가 높아 먹겠다고 덤비는 피라미들이라면 18번 정도에도 꽤 작은 크기의 피라미가 잡힌다.
리더나 티펫은 6x이하로. 캐스팅에 익숙지 않다면 어딘가에 걸려서 바늘을 잃어버리는 일이 많아지므로, 처음부터 6x, 7x 가느다란 티펫은 무리라 생각된다면 5x정도로 올려도 원체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인 녀석들이라 별 상관은 없고, 리더-티펫을 합쳐서 낚싯대 길이 정도로 맞추면 캐스팅하기에도 무난.
만약 활성도가 미미해 입을 잘 열지 않는 때라면 작은 플라이에 가는 줄이 훨씬 더 유리할 거라는 건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때라면 과연...?
그동안 만만하게만 보던 피라미들에게 된통 당하고 돌아서고 마는, 본인의 진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련의 날이 찾아오기도 한다.
낚시터에 도착하면 우선 어디에서 녀석들이 라이즈하고 있는가를 잘 살필 것. 개중에 큰 녀석들은 대부분 그곳에 몰려있다. 드라이용 훅은 그리피스 냇(Griffith gnat)이나 부력제를 발라 살짝 띄운 개미, 님핑은 페전트 테일이나 노던 스파이더, 덴카라용 털바늘 패턴 정도로, 묶기 쉽고 잘 망가지지 않는 훅을 준비하는 게 좋다.
크기와 색깔만 적당하다면 훅은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인데, 활성도가 높을 때에는 검은실만 대충 둘둘 감아놓은 바늘(일명 '쥐똥훅')에도 잘 덤벼든다.
잦은 바이트에 훅이 금세 너덜너덜해지고 마니, 스레드가 노출된 헤드 부분을 UV수지 같은 걸로 살짝 코팅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 7X처럼 가느다란 티펫을 쓴다면 바늘이 묶인 부분 근처에 흠집이 없는지 간간이 살펴봐줘야...
b. 블루길 : 3번 세트 정도가 적당. 그 이하도 가능하지만 그위로, 4번 이상은 역시 위의 피라미에서와 같은 이유로 곤란. 어느 정도 사이즈가 되기 전까지는 단독행동을 하기보다는 무리로 몰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 작은놈들을 뽑아내다 보면 한 번씩 큰 놈이 근처그늘에 숨어있다 달려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2번대 보다는 3번대를 추천.
추천하는 훅은 14~16번 정도로 가볍게 묶은 '폼 스파이더'나 '소프트 해클'류. 궁극의 플라이는 단연 '비드헤드 님프'지만, 잡아채는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바로 '목샷'으로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조그만 녀석이더라도 퍽퍽 소리를 내며 물에 뜬 플라이를 덮치는 박력은 대단하다. 입은 작지만 순간적으로 물을 빨아들이는 힘이 좋아서 부피가 너무 작은 훅은 깊게 삼켜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타잉에는 가능하면 목이 긴 바늘을 사용하고 낚시할 때도 바늘 빼기용 포셉을 꼭 지참하는 것이 좋다.
씨알이 굵다면 8~10번 정도의 큰 바늘을 써서 깊게 삼키지 못하게 하면 바늘 빼기도 편하고 큰 놈만 골라서 잡는 것도 가능. (대신에 히트시킬 확률은 많이 떨어진다.)
움직이는 것에는 늘 반응을 보이므로 님핑용으로는 꼬리가 나풀거리는 리치나 울리버거 같은 패턴도 괜찮다. 스파이더처럼 물파장을 일으키는 러버 레그를 덧붙여도 좋음.
활성도가 낮거나 경계심이 강할 때에는 그냥 톡 톡 쪼듯이 간 보는 입질만 하다 돌아서지만, 일단 먹으려고 덤벼 들었다 하면 설 걸림도 없이 후킹 성공률이 매우 높고, 바늘 끝이 뭉툭해져도 바늘털이나 다시 뱉는 일 없이 랜딩 될 때까지 그대로 물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왕초보자라 하더라도 손쉽게 낚아낼 수 있다.
진짜 큰 녀석들은 거의 대부분 수심 깊은 곳에 머물러있어 좀처럼 만나기가 힘들지만, 봄~여름 번식철 동안에는 얕은 곳으로 나와 알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대물을 노리는 낚시도 가능하다.
c. 배스 : 캐스팅 실력-비거리에 따라 씨알이 좌우되는 경우도 많고, 큰 놈들이 은신하고 있는 억센 수초밭이나 수중 장애물 등을 노리려면 밑걸림에 대비해 장비도 그만큼 튼튼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운 플라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걸 편하게 날리기 위해서라도 라인 번호는 자동으로 올라가게 된다.
짜치(TL 30cm 미만) 정도의 작은 배스만 상대한다면 3-4번 정도로도 충분하지만, 그 이상의 사이즈를 노린다면 6번, 7번, 8번...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높은 번호의 로드를 사용하는 쪽이 낫다.
드라이 훅으로는 단연 포퍼, 큼지막하게 묶은 폼 스파이더나 메뚜기 패턴 같은 것도 유용하다.
특히 수초밭을 헤치며 웨이딩을 한다거나 갈대 사이에서 낚시할 때는 라인관리가 관건인데, 이럴 때 라인 바스켓이 있다면 아주 편리하다. 화끈하게 큰 놈만을 노리겠다면, 역시 밸리보트나 카약 만한 게...ㅋ ^^;
d. 잉어 : 연어과 어류의 자원이 많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한때 그 대안?으로 붐이 일기도 했었던 잉플(잉어플라이)였지만... 결국 주류에까지 올라서진 못하고 말았다. 가까운 주변-생활하천-에서 손쉽게 커다란 물고기와 만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장점이긴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그런 매력적인 장점도 일거에 상쇄시켜 버릴 만큼의, 잉플이 가진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들 또한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낚는 법 자체는, 일단 한 번 잡아 보고 나면 생각보다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느낄지도. 뽀글뽀글 거품을 만들어가며 바닥을 파든, 물살을 따라 서서히 상류로 유영하면서 물 위로 떠내려오는 뭔가?를 계속해서 뻐끔거리며 먹고 있든, 어쨌거나 열심히 식사 중인 잉어에게 들키지 않게 조용히 다가가서 그 입 앞에 정확히 플라이를 떨구어 주기만 하면 된다.
이게 말은 참 쉽지만 ㅎㅎㅎ 단 한 방으로 조용하고 정확하게, 플라이를 딱 거기 꽂아 넣는 캐스팅을 기본으로 깔고 가야 한다. 그리고 그런 캐스팅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면 잡기는 쉽다. 잉어들이 많이 모여 먹이활동이 활발한 곳을 발견한다면 (어지간한 하천에는 잉어들의 회유로를 따라 그런 곳이 꼭 있다. 특히, 생활하수 처리장 방류구 근처라든가...^^;), 잉어들이 가짜미끼를 구별하는 학습을 마치기 전까지 한동안은, 가기만 하면 늘 몇 마리씩 걸어낼 수도 있다...
아무튼,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물고기들을 지금 어디쯤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과학적? 혹은 경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예측하고, 다양한 미끼들을 고안해 내어 그걸로 꼬셔서 낚아내는 다른 여러 낚시들과는 확실히 다른 형태이기에(직접 눈으로 보고 잡아내는 사이트 피싱은 사냥과도 비슷하다...), 요령을 터득해 익숙해지고 나면 좀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그리고 그렇게 사람 손이 바로 닿을 수 있는 위험한 곳임에도 아랑곳없이 줄기차게 먹이활동을 하는 곳들은 항상 유기물이 풍부한 곳... 즉, '똥물'일 수 밖엔 없다 보니...^^;
로드는 밑걸림이나 랜딩에 별문제 없이 낚시하기 편한 곳이라면야 4,5번대나 그 이하로도 일단 가능은 하지만, 굳이 낮은 번호대의 로드를 쓴다거나, 후킹시 놀라 멀리 내뺄 수 있는 넓은 하천에서 낚시를 한다면 백킹을 넉넉하게 준비할 것. 일단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잉어가 어느 정도 힘이 빠질 때까지는 쭉 손들고 함께 벌을 서야 하므로, 큰 잉어를 무사히 랜딩까지 성공시키려면 근력도 좀 필요하다.
잉어 무리에서 드물게 호기심을 갖고 플라이를 쫓아 따라 나오는 어린 녀석이 간혹 있기도 하지만, 뭔가 딱 이거다 하는 플라이는 따로 없어서, 동네마다 평소 그 동네 잉어들이 먹고 있는 것들에 매칭시킨 플라이를 준비할 수 있다면 좋을 듯. 바늘은 12~16 정도로도 입 걸림만 제대로 된다면 충분. 너무 큰 바늘은 이물감을 느끼고 금방 뱉어버릴 수도.
( 유튜브 - https://youtu.be/WnIvE8o24HM?si=3FK2Q32-cHPaVTEq )
e. 누치 : 입이 극단적으로 바닥을 향해있다. 즉, 누치를 잡으려면 바닥을 박박 긁어야 한다는 소리다.
당연히 훅 손실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그리고 훅은 일단, 님핑용 훅만 가능... (야간에는 다른 게 통할 때도 어쩌다 있긴 하지만...)
잉어처럼 경계심도 강하고 스스로 와서 먹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사이트 피싱위주로, 정지수라면 전방 30cm 부근에 던져서 호기심을 갖도록 살살 끌어오는 식으로, 흐르는 물이라면 눈앞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끔 해서 입질을 유발한다.
4~5월경 추성이 돋아나고 번식기가 시작되면, 얕은 여밭에 한꺼번에 많은 개체들이 모여 산란장을 두고 경쟁하며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데, 이때는 가까이 접근해도 도망가는 일이 덜하고 공격성도 무척 강해져서 낚시가 아주 수월해진다. 이 시기를 '누치가리' 라고 부른다...
f. 강준치 : 손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멋진 플라이 대상어로서 손색없는 강계의 파이터들이다. 빠른 속도로 넓은 강을 회유하지만 특히 잘 머무는 사냥터가 있는데, 그런 곳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반(urban) 플라이 꾼으로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
유튜브 등을 '강준치'로 검색해 보면 흔히들 '비린내가 심해 만지면 손이 썩는 고기', 걸리면 힘없이 딸려오는 '비닐봉지', '가시가 많아 못 먹는 고기' 등으로 비하하곤 하지만, 플라이에선 상황이 급반전한다. 강이 클수록 사이즈도 커져서 그런 곳에서는 1M를 넘는 대물도 간간이 나온다고. (50~60cm급만 넘어가도 제법 힘을 쓴다.)
입이 완전히 위쪽으로 쏠려있는 생김새에, 마치 수면 쪽 공격에만 맞춰 진화해 온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영어 이름도 'sky-gazer'), 수온이나 날씨, 계절에 따라서 머물거나 회유하는 수심층이 계속 달라지므로, 탑 워터 계열부터 스트리머 등 웨트 계열까지 다양한 플라이들을 사용해 낚을 수 있다.
큰 눈으로 밤 눈도 밝아 동트기 전 새벽이나 저녁 어스름 무렵 폭발적인 입질을 보여주기도. 물이 불면 상류로 헤엄쳐 올라오는 습성이 있어서, 장마철 지류의 하구나 보 같은 곳을 살펴보면 좁은 지역에 많은 개체들이 모여있기도.
g. 끄리 : 한 때는 '강계의 폭군'등으로 불리며 플라이 대상어로 각광받았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개체수가 급감한 추세인지 예전보다는 그 명성이 덜하다. 작은 개체들은 그래도 자주 볼 수 있지만, 끄리라면 30cm급 이상은 되어야 '바디끄리'라고 부르며 제대로 쳐준다. 플라이를 덮치는 게 우왁스러우며 몸집에 비해선 순간적으로 꽤 폭발적인 파워를 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지구력은 좀 떨어지는 편.
플라이 파크의 안동 대물끄리 소식
플라이 낚싯대와 릴, 그리고 플라이 라인. 일단 이렇게만 가지고 있다면 바로 플라이 낚시를 시작할 수 있다. 이게 어떤 건가 호기심에 그냥 몇 번 던져보고 싶은 거라면, 적당한 가격의 콤보세트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애걔? 고작 저딴걸로...? 싶어 보이는 장비라 하더라도, 솔직히 그 어떤 물고기라도 충분히 낚아낼 수는 있다!
국산 중저가 중고 세트나 중국산 저렴이들 중에서도, 잘만 조합한다면 대충 10~20만 원? 근처면 콤보세트 보단 쪼끔 더 나은 걸로 - 그럭저럭 쓸만한 한 세트를 갖출 수 있다. 우선은 그런 걸로 해보다가 익숙해지면 천천히 자신에게 맞는 장비로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아마존에서 살 수 있는 플라이낚시 콤보세트 (플라이낚시 마이너 갤러리)
이미 다른 낚시에는 정통해 있다 하더라도 플라이를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이쪽 장비에 대한 감이 부족할 것이고, 하나하나 일일이 찾아보고 비교해 보고 해야만 하는 개별구입 쪽도, 나는 지금 당장 시작하고 싶어! 의욕 만땅의 입장에서는 시간낭비에다 상당히 번거로운 일 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관련 카페나 중고장터에 잠복해 있다가 누군가가 이미 맞춰놓은 로드-릴-라인 세트를 사버리는 게 나을 수 도. 하지만 이것도, 좋은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게 아니라서 늘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어야... 뭐든 공짜란 없는 법 ㅋ 싸고 좋은 물건을 고르는 일은, 터무니없이 비싸도 그냥 그런 물건을 고르는 일보다는 언제나 더 어려운 법이다.
만약 준비한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믿을만한 샵을 찾아가 한 이 정도 금액에 맞춰 한 세트를 맞춰주세요, 하는 게 초간단. 여차하면 최초의 줄 세팅을 부탁하면서 옆에서 보고 배운다거나, 이후로도 수시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전화로 귀찮게 물어볼 수도 있다. ㅎㅎ 어쩌면 그런 유형무형의 서비스들이 왕초보에겐 오히려 더 값어치 있는 부분일지도...
사실 이게 우리에겐 상당히 생소한 낚시법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혼자선 좀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의욕만으로 기세 좋게 시작했다가 시들해져 조용히 접고 마는 경우도 자주 있는 일이다. 시즌이 끝날 즈음 신품급 중고 매물들이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으니... 게다가 주요 대상어를 산천어나 열목어(낚금), 레인보우, 브라운 같은 연어과에만 국한시키게 된다면...
고기들이 노는 곳 바로 인근에서 살지 않는 한, 어지간한 시간과 경비, 열정+체력 없이 이 낚시를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양어장 낚시가 무슨 플라이냐 하는 순수파도 물론 존재하지만, 사정상 강원도 계류로의 출조는 힘들어 겨울철 열리는 송어 낚시장 만을 주무대로 하고 있는 플라이 꾼도 적잖은 게 국내 실정. 거기에다 최근에는 '계류 루어'라고 하는, 플라이에 비하자면 훨씬 쉽고 간편한 장르마저 등장해 가뜩이나 한정된 낚시터를 서로 공유하니, 몇 안 되는 핫 포인트에는 주말이면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선객들로 득시글하니 막상 마음 편하게 갈만한 곳도 점점 마땅찮아지고 있다는 것도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