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와 티펫, 그리고 매듭법

by 게리



c. 리더



플라이 라인의 고리와 연결하기 위해 미리 고리를 묶어놓은 리더. 굵은 쪽을 버트(butt) , 가는 쪽을 티펫(tippet)이라고 부른다.



플라이 라인에 연결되는 쪽은 굵고, 플라이를 묶는 쪽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tapered') 플라이 낚시 전용 낚싯줄이다. 굵은 플라이 라인에 비해 가늘어 착수 시 작은 소음과 파장으로 물고기들을 덜 놀라게 하며, 캐스팅 동작으로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플라이까지 부드럽게 전달한다.

리더라고 하면 보통 이 '테이퍼드 리더'를 가리키지만,

나일론 실을 점점 가닥수를 줄여가며 꼬아서 만들거나(furled leader),

굵기별로 서로 다른 모노줄을 토막토막 이어서(knotted leader)

자신에게 필요한 리더를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도 있다.


낚싯대 길이와 비슷하게 8~9FT짜리를 주로 쓰지만, 긴 리더를 이용하면 복잡한 물살에서도 플라이가 자유롭게 흘러가도록('Dead Drift') 하기 쉬워서 계류에서는 12, 15FT 이상의 긴 리더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에서는 이걸 '롱 리더 시스템'이라고 부르며, 최근에는 17, 18FT까지도... 이쯤 되면 거의 덴카라...;;)

길면 길수록 잘 엉키고 다루기도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보니, 그리 예민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편한 대로 짧은 리더를 쓰더라도 정확한 컨트롤에 신경을 쓰는 쪽이 차라리 더 낫다. 본인의 캐스팅 역량에 비해 플라이가 좀 크고 무거워서 턴 오버(슈팅했을 때 줄이 제대로 다 펼쳐져 수면에 안착하는 것)가 잘 안 되거나 한다면 리더를 좀 더 짧고 굵게 쓰면 훨씬 수월해진다.


다만, 굵은 줄을 쓸수록 더 안심하고 낚시에 집중할 수 있지만 그만큼의 섬세함은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테면, 밋지(midge)로 퉁쳐서 부르곤 하는 아주 작은 사이즈의 플라이를 써야 하는 경우, 낚싯줄을 꿰는 구멍(eye)도 그만큼이나 작아서 아주 가느다란 줄이 아니면 통과시키기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리고 리더가 끊어지거나 상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몇 가지 길이와 굵기의 리더를 함께 가지고 다니면 좋다.


리더나 다음에 설명하게 될 티펫은, 굵기에 따라 번호를 0X, 1X, 2X, 3X, 4X,... 이런 식으로 붙여 나간다.

플라이 라인과는 반대로 숫자가 클수록 끝단이 가늘어서 더 작은 플라이를 사용할 수 있다.

피라미나 산천어같이 작은 물고기라면 6~7X 정도면 충분하다. 4~5X정도로도 물고기가 어디론가 파고들 장애물이 없는 곳이라면 어지간한 녀석들은 거진 다 상대할 수 있지만, 고기가 갑자기 힘을 쓸 때 거기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밀당스킬이 부족하면 그냥 다 터뜨리고 만다. 그런 상황이 예상된다면 차라리 2~3X 정도를 써서 모처럼의 대물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기록갱신의 기회는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 '흐르는 강물처럼'에서도 그랬었지만, 큰 물고기가 걸리면 하류로 낚시꾼이 물고기를 따라 내려가는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는 사람은 대부분 플라이 낚시꾼 들이다. 이건 녀석을 상대하기엔 약한 낚싯줄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랜딩하기 편한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송어라면 힘이 빠지기 전까지는 몇 번씩이나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차고 나가는 습성이 있어서이다. 아무튼 배스나 다른 루어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버티다간 줄이 터지거나, 바늘이 빠지거나, 그냥 놓쳐버리고 만다...)



d. 티펫


플라이 낚시꾼들을 보면 웬 두루마리? 같은 걸 매달고 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티펫이 감겨있는 실패들을 굵기별로 찾아 쓰기 편하게 매달아 놓은 것이다.



티펫과 티펫홀더


리더에 직접 플라이를 묶고 자르고 하다 보면 점점 짧아질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리더 끝도 점점 더 굵어져 가므로 얼마 안 가 리더를 통째로 바꿔야만 한다. 그래서, 리더 끝에다 그보다 가는 낚싯줄을 덧이어가며 쓰는 목줄 개념의 낚싯줄이다. (리더의 가는 끝부분을 티펫이라 부른다. 결국 그 부분을 대치한다는 의미랄까...)


플라이 낚시 전용으로 나오는 제품도 있지만, 적당한 굵기와 강도의 일반 낚싯줄을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플라이 훅이 물에 뜨는 종류라면 나일론 모노 라인을, 가라앉혀 쓰는 것이라면 흔히들 '카본줄'이라고 부르는 플루오르 카본 라인을 사용하면 강도나 비중 면에서 살짝 이득, 같은 나일론 모노 라인이라도 목줄용보다는 원줄용으로 나온 쪽이 조금 더 뻣뻣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편할 때도 있지만, '표준'이란 개념이 적용되기가 좀 어려운 낚시계의 물건? 인 만큼 이 역시 케바케. (아래에 링크하는 조견표 등을 잘 참고해 보자)


티펫도 새로 묶을 때마다 리더가 짧아질 수 있으니, 아예 리더 끝 티펫 부분을 일부 잘라내고 조그마한 링을 묶어놓고 거기에다 티펫을 연결해서 쓰기도 하는데 이걸 '티펫 링'이라고 부른다. 금속재질이긴 하지만 낚싯줄의 부력만으로도 물에 띄우는 데에는 지장이 없을 만큼 아주 조그맣고 가볍다.





* 'GUT LEADER'


낚시꾼들은 이전 수십 세기 동안 말총을 꼬아 만든 낚싯줄을 써왔다. 그러다가 1700년대 중반쯤 누에 창자를 이용한 'gut leader'라는 걸 만들어 내게 되었다...

누에나방 애벌레의 내장(정확히는 '실샘', 혹은 '견사선')을 이빨로 물고 잡아당겨서 말리면 한 3~40cm 정도로 늘어나고 살짝 투명해지기까지 했는데, 이걸 물에 불려서 티펫으로도 쓰고, 몇 가닥씩 길게 꼬아서 리더도 만들었다.

더 가늘게 만들기 위해서는 날이 붙어있는 금형(die, 보통 '다이스'라고들 부른다)에 걸어 잡아당겨서 표면을 깎아냈는데, 한 번에 다 깎아 내는 게 아니라 조금씩 더 작은 구멍의 금형으로, 여러 번 통과시킬수록 점 점 더 가늘어진 셈...




* 플라이 라인은 'wt'를 쓰는데 리더랑 티펫은 왜 'x' 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또 여러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GPT야 GPT야~ ^ㅠ^

다들 뭐라 뭐라 그러기는 하는데, 과연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솔직히 모르겠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하고, 굳이 기록으로 남길만한 가치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그런 걸 테지만...

하여간, 개인적으로는 위의 '다이스를 통과한 횟수에 따라 굵기가 가늘어진...'에 일단 한 표.


0X = 11/1000인치이고, 거기서 천분의 1인치씩 줄어들면 1X씩 올라간다거나(1X = 10/1000인치), 11에서 직경(인치단위)의 소수점 마지막 끝자리 숫자를 빼면 X 앞에 붙은 숫자와 맞아떨어진다거나(뭐, 당연히...?)라고는 하지만, 현장에서 그걸 일일이 암산으로 계산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또 우리는 인치를 안 쓰니...)

차라리 이 아래 단위 조견표를 스마트 폰 같은 곳에다 저장해 놓고 한 번씩 들여다보는 쪽이 훨씬...

(나중에 나오겠지만, 플라이와 티펫 사이의 매칭은 바늘 크기 나누기 3 정도 하면 또 얼추 맞아떨어진다. 예를 들어 15번 바늘을 쓸 때는 5X티펫에서 ±하는 식으로... 근데 실제로는, 까짓 거 뭐 대충...ㅎㅎ )




* 싯줄 이야기 (단위 조견표)

연재의 앞부분 '플라이 낚시의 역사' 파트에 넣어뒀던 조견표를 다시 끌고 왔다.

앞서 '이게 다 뭔 소리야?' 했을 때랑은 또 조금은 다른 기분으로 읽어 볼 수 있을지도...? ^ㅠ^









* 플라이 낚시에 사용되는 매듭법


낚시용 매듭법은 유튜브만 잠깐 뒤져봐도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이 나온다. 자주 안 쓰게 되어 까먹더라도 검색만 하면 바로바로 동영상으로 튀어나오니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ㅋ

다만 바로바로 찾아보려면 그 매듭이 어떤 때 쓰는 매듭이었는지와 이름 정도는 기억해둬야 한다.

다는 아니더라도 자주 쓰게 되는 몇 개만이라도 외워놓음 큰 도움이 된다.

(플라이 낚시에만 쓰는 매듭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좀 더 자주 쓰이는 매듭은 있을지언정...)


네일 노트, 퍼펙션 노트, 서젼스 노트, 클린치 노트, 유니 노트, 블러드 노트, 터틀 노트, 등등...




Fly Fishing Knots (scientificanglers.com) - 여기 나와있는 매듭 정도만 할 줄 알면 아무 문제없음!





낚시를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알게 모르게 매듭에 공을 들인다.

어떤 상황에 어떤 매듭을 쓰는가에 따라서 보다 편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또 원래의 낚싯줄 강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매듭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멀쩡한 낚싯줄도 잘 끊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 (낚시꾼 폼을 좀 잡으려면, 앞으로는 낚싯줄이 '끊어졌다' 보다는 '터졌다'라고 표현하자. ^ㅠ^)


채비에 매듭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뭔가 탈이 날 소지도 늘어나고 낚싯줄도 약해진다.

굵고 강한 낚싯줄을 쓴다면 이런 스트레스(?)에서 간단히 벗어날 수 있겠지만, 어떤 날은 눈에 보일락 말락 아주 가느다란 티펫을 써야만 입질이라도 볼 수 있는 그런 날도 있다. (이걸 또 낚시꾼들은 '고기들이 예민하다'라든가 '활성도가 떨어진 날' 등으로 표현한다 ㅎㅎ)

굳이 기억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매듭법들을 계속 연구하고 연습하는 건 바로 그런 유사시를 대비하는 것...

그런 경우만 아니라면 솔직히 어떤 식으로 낚싯줄을 묶든, 말든, ㅎㅎ 별 상관없는 건 아닐까.

미끄러운 모노줄에 옭매듭(영어로는 이걸 '오버핸드 노트'라고 부른다)이라도, 여러 번 거듭해서 묶어 놓으면 의외로 그리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 (굉장히 보기에도 안 예쁘고 약하기는 하겠지만. 그런데 한편으론 FG노트 같은 걸 보면 이 방법도 제법...)

개인적으로는, 잡히면 잡히는 대로 놓치면 놓치는 대로, 그냥 물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즐겁다면 그냥저냥 제 편한 대로 즐기면 그뿐이지 않나... 싶지만...ㅋ




google - 낚시매듭별 강도

산벚꽃님의 플라이낚시 매듭법 정리 / 매듭별 강도 비교


공식/비공식적으로 매듭별 강도나 그런 걸 비교하는 자료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쓰고 있는 매듭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그동안 잘 써왔다면 이제 와서 굳이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한 번쯤 봐둘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그 밖에도 알아놓으면 요긴한 매듭 등 몇 가지 더 찾아보았다...




* 바늘을 이용한 리더연결법 ( 3번 위치 )

A short film showing how to tie a Needle Knot

마무리를 아예 순간접착제나... 라이터로 녹여서 매듭이 아예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https://www.instagram.com/p/DFMC_I5TPc3/

노트파이프니들과 접착제를 이용한 리더라인 연결법 : 네이버 카페


리더와 플라이 라인 사이의 매듭과 단차를 줄여서, 처음 라인을 빼낼 때 가이드 걸림이 덜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그게 싫어서 지금도 멀쩡한 고리를 일부러 자르고 굳이 저렇게 연결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요즘에는 플라이 라인 끝에 고리(loop)가 이미 다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에, 그냥 리더에도 고리를 만들어 간편하게 'loop to loop' 연결을 하는 추세이지만, 예전에는 플라이 라인도 리더도 고리가 없이 그냥 나왔기에 저렇게들 많이 했더란.


플라이 라인과 리더 사이의 '루프 투 루프' 연결 (저기 위 그림에서 3번 위치)


그냥 루프 투 루프 연결만 하는 거라면 굳이 네일 노트를 알아둘 필요는 없지만, 역시나 비상시를 위해서.

(매듭이 커서 걸림이 더 심해지긴 하지만 올브라이트 노트로 네일 노트를 대신해도 된다.)


고리가 없거나 손상된 플라이 라인에 고리를 만들어 줄 때 사용하는 '블레이디드 루프'라는 것도 있다.

(How to attach a Braided Loop to your fly line)

그리고 아예 플라이 라인에 코팅된 PVC를 녹여 새 고리를 만들기도 하고...

(Making the perfect loop on your fly line!)

플라이 라인 고리 만들기 : 네이버 블로그



* 퍼펙션 노트

Gary Borger » Blog Archive » Perfection Loop

낚싯줄에 고리를 만들 때 쓴다. 그냥 옭매듭(overhand knot)과는 달리 고리가 좌우대칭으로 예쁘게 떨어진다.

주로 리더에다 고리를 만들어줄 때 사용하지만 플라이를 묶는 매듭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 https://www.instagram.com/p/DFH230zvbOK/ )




* 더블 루프 노트 & 논 슬립 노트 ( 5번 위치 )

https://www.instagram.com/p/DFFV0VsPAD1/

고리를 만들어 플라이가 그 안에서 잘 놀도록 해주는 매듭으로, 주로 웨트 낚시를 할 때 쓴다.

아이(바늘구멍)를 한 번만 통과시키면 '논 슬립'이나 '라팔라' 노트랑 같지만, 이건 두 번 통과시켜서 더 튼튼.

( '논 슬립 루프 노트' Non Slip Loop Knot )




* 서젼스 노트를 쉽고 빠르게 ( 4번 위치 )

https://www.instagram.com/p/DFq_iiqzkEg/

낚싯줄을 서로 연결할 때 사용하는 서젼스 노트는 두 줄의 굵기차이가 크거나 재질이 다를 경우에는 쉽게 미끄러져 풀리고 마는 경우가 있다. (리더-티펫 연결에서라면 아무 문제없으니 걱정 마시라 ㅎㅎ)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블러드 노트' 같은걸 하나 더 기억해 놓으면 좋다. (그냥 양쪽을 서로서로 클린치나 유니 노트를 해서 잡아당겨도 된다. 흔히들 '기차(전차) 매듭'이라고 부르는 게 바로 그것...)




* 더블 데비 노트 ( 5번 위치 )

Double Davy Knot: How To Tie & Strength Test Results

( 그냥 한 번만 통과하면 데비 노트 The Davy Knot )

엄청 간단해서 보기에 꽤 허술해 보이는 매듭법이지만 4-5x 이하 정도라면 안심하고 써도 된다.

이거랑 임프루브드 클린치 두 가지만 알면 바늘묶기는 끝...




* 추울 때 그냥 장갑 끼고 포셉으로 클린치 노트 바늘 묶기

당연히 데비노트도 그냥 하면 된다. ^^




* 매듭 할 때 침은 왜 바르나?

침 바르기는 선택사항이다. 그닥 깨끗하지 않은 물에 담갔던 낚싯줄에 매듭을 하는 일도 있을 수 있고... ^^; 물가라면 침 대신 물을 발라도 된다.

나일론 낚싯줄은 열에 아주 약하다. 매듭 마지막 단계에서 꽉 당길 때 마찰이 덜 생기게끔. 이때 발생하는 마찰열 등으로 약해질 수 있어 이것을 막아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침을 바르는 대신 매듭을 일부러 꽉 묶지 않고 풀리지 않을 만큼만, 7~80% 정도만 당기고 나머지를 남겨두는 방법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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