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는 일진짱

by 물소금

왜 우리는 위험한 사람에게 끌릴까.


수많은 매체, 그리고 매체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실제 삶에서도 유구하게 인기 있는 키워드. 하지만 인간의 가장 강력한 본능이 생존 본능임을 상기하면 그 사실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왜 우리는 자기 자신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위험한 사람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게 될까?


어쩌면 ‘위험’이 ‘강함’과 동일시되기 때문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위험해질 수 있는 존재라면 그만큼의 힘이든, 지능이든, 어떤 특출난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만약 그런 존재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의 능력을 일부 빌려 쓸 수 있다는 달콤한 상상이 밑받침된다.


그러나 그 위협이 나에게 향할 수 있다는 상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가능성이 충분하다 못해 일어나지 않는 게 더 부자연스러운 가설임에도.


살짝 비틀어서 그 ‘위험’이 나에게는 절대 향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할 때만 조건부로 발생하는 감정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위험한 인물과의 로맨스 창작물은 ‘나에게만 약해지는’ ‘나만 길들일 수 있는’ 등의 키워드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어디서 나올까? ‘불가능하지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최고지’에서 만약에 너무 많은 무게를 실은 희망차고도 천진한 구조일까?


인간의 본능이 그 정도로 바보 같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많은 매체에서도 ‘위험한 인물’의 사랑을 받는 인물의 심리는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멈출 수 없어’의 구조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어쩌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느끼고 싶은 자기효능적 욕구에서 비롯되었을까? 선의, 또는 지식을 퍼트리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 되는, 또다른 유구한 욕망의 연장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위험한 주체에게 ‘사랑’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우리가 가장 이해할 수 없어 본능이나 어떤 운명으로 간주되기도 하는 사랑이라는 방식으로 손쉽게 상대를 교화함으로써 느끼는 자기효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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