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빔은 왜 비싼가?
비즈빔의 룩북으로 보고 감탄하던 입은 그 가격을 보고 말을 잃게 된다. 지큐 매거진에서 발행한 날카로운 기사 한 편을 소개한다. 본 기사는 2013년에 쓰여진 것으로 일부 내용은 2018년 7월 현재와 다를 수 있다.
비즈빔은 아마 온라인 상으로는 많이 접해봤어도 실생활에서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그런 브랜드 중 하나일 것이다. 나카무라 히로키는 2000년에 비즈빔을 창립한 이래, 악명 높은 가격 정책에 따라 자사의 빈티지 스타일 제품들을 판매해왔다. 아직 비즈빔 고유의 감각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로서는 2020년 쯤 망해가는 시골 농부나 입을 법한 옷이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것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 실펴보면, 비즈빔의 거친 소재 코트는 네피 스웨이드 소재에 사람 손으로 인디고 물을 직접 문질러 입혀 와비사비 효과(불완전한 것의 미학)를 갖는다. 허드슨 베이 컴퍼니의 담요를 모티프로제작된 밝은 레드 컬러 로브는 코치닐 벌레 파우더로부터 추출된 카민(carmine)을 이용하여 깊은 색감을 발한다. 비즈빔의 제품들은 디테일에 들이는 정교한 노력과 나카무라 히로키의 예술에 가까운 창의성의 결과물이다. 비즈빔을 둘러싸고 형성되는 커뮤니티는 맨스웨어 블로그 속 덕후들 뿐만 아니라, 존 메이어, 에릭 클랩튼과 같은 유명 뮤지션들까지 포함한다.
아래는 나카무라가 자신의 디자인 철학과 그 영향, 비즈빔의 가격 정책과 자신의 아내 켈시가 디자인한 비즈빔의 우먼즈웨어 라인에 대해 인터뷰어와 나눈 대화이다.
당신의 많은 옷들이 빈티지 제품입니다. 과거의 것들에 대해 어떤 매력을 느끼시나요?
저는 14살때부터 빈티지 의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두 켤레의 유사한 디자인의 빈티지 부츠를 관찰하던 중 왜 하나는 굉장히 강렬한 분위기를 갖는데,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은지 궁금해졌지요.
당신이 만드는 많은 제품들이 그저 옷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대적 공예품(artifacts)처럼 느껴져요. 가령 히로키씨는 데님을 '소셜 스컬프쳐(사회 속의 조각작품)'이라고 이름 붙이셨잖아요. 이러한 브랜딩 뒤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나요?
제가 저만의 브랜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더 튼튼하고 파워를 지닌 제품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거친 이미지를 가진 데님을 만들고 싶었죠. 고민을 거듭하다가 데님 천을 방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천을 짜는 과정에서 생기는 온갖 종류의 옹이(실이 뭉친 부분)들에 대해 탐구를 거듭했죠. 저는 거의 청바지를 몽땅 해체했다가 다시 쌓아올리듯 만들었어요. 조각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요. 그래서 소셜 스컬프쳐라는 이름을 붙인 겁니다.
히로키씨는 자신이 만든 옷을 스스로 즐겨입는 그런 디자이너 중 한 명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비즈빔의 옷을 입음으로써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느낌이나 감각이 있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사람들이 내면에서부터 강인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옷들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빈티지 부츠 두 켤레를 보고 고민했던 것처럼, 다른 빈티지 제품들 속에서도 왜 어떤 것은 그런 강인함이 느껴지고 어떤 것을 그렇지 않은지 궁금했고, 그것을 파고 들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가 만드는 물건들이 그런 강인함을 지니게 되길 바랐죠.
비즈빔의 옷들을 온라인으로만 접한 사람들이나 제품의 디테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비즈빔의 옷들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비즈빔 제품의 가격이 그것을 만들기 위한 정성스러운 생산과정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싸게 사서 금방 버리는 물건보다, 제가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는 물건을 선호합니다. 비즈빔은 제가 전통있는 제작 기술과 수공예 기술을 발굴해냄으로써 만들어진 제품들입니다. 그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요. 하지만 제작에 소요되는 저의 노력과 비용을 고려할 때 비합리적인 정도의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저는 사람들에게 '자켓 여러 벌을 사기보다, 평생에 걸쳐 입을 한 벌을 사는 것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저는 그런 식으로 미래에 빈티지가 될 물건들을 만들고 싶어요. '미래의 빈티지' 그게 저의 모토에요.
히로키씨의 아내 되시는 분이 디자인 한 우먼즈 컬렉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고르신다면?
아, 손바느질한 굿이어 슈즈가 참 마음에 들어요. 비싸긴 하지만, 이 제품은 중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었어요. 형태는 굿이어 슈즈 형태인데, 업 솔, 미드 솔, 밑창 모두가 기계가 아닌 손으로 기워졌죠.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앞으로 이런 제품을 또 만들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어요. 이제는 일본에서도 이런 식으로 물건을 제작하는 공장들이 사라져가고,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죠.
비즈빔의 신발들은 과거과 미래가 공존하는 것 같아요. 마 밑창과 핌솔(고무 아웃솔)을 함께 사용한다거나, 러닝화 밑창을 댄 모카신처럼요. 이런 신발을 만들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현대의 기술과 현대적인 물건들에게도 미래가 있길 바랍니다. 저는 지금까지 없었던 물건을 만들고자 하지만,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을 뿐이죠. 저는 빈티지 제품을 그대로 복각할 생각은 없습니다. 여전히 미래의 것,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요.
FBT 처럼 스웨이드 재질의 신발은 미국 원주민들의 옛 낱장 가죽 신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도시생활에 적합하게 변형하려면 밑창을 바꿔야 했던 것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여전히 현대 생활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자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