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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공생을 하다, 소라게와 말미잘처럼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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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가 필요한게 아니에요.

그녀도 마찬가지에요.

그저 자기 편이 필요했었나봐요.

다투지도 않고

괴롭히지도 않지만

우리는 서로를 보지도 않아요.

그냥 만나요.

그냥 숨쉬듯 살듯 만나요.

덤덤하죠.

설레이지도 않아요.

같이 밥을 먹어도

따로 밥을 먹어도

우물우물

그저 우리는 살아요.

가끔 안부를 물어요.

별의 저 편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서로 뜬구름을 잡다가 잡다가

결국 놓아버려요.

우리는 연애를 한게 아니에요.

그저 공생을 한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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