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터인가
고이고 고인 잘못이
내 키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 웅덩이에서 나는,
발 끝을 세워도 바닥이 닿지를 않는다.
낯부끄러운 것들
미끈덩거리는 것들
을 손으로 밀고 떠밀고
숨을 내쉬고 얼굴에 묻은 것들을
비비고 훔쳐서 닦고 내뿜고
버둥거리고
버둥거리다가
문득 이 속에서도 내가 숨을 쉴 수 있는 것을 깨닫다. 검은 밤 천장처럼 바닥이 보이지도 닿지도 않게 고인 이 웅덩이 전부가 나의 것임을 깨닫다.
절룩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