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가 된다.
소가 되어야 한다.
할머니 집 식탁앞에서
그득그득한 나물과
쌓아올린 고봉밥과
계란찜과 노릇한 조기 앞에서
나는 소처럼 밥을 먹는다.
할머니는 조막손으로
조잘거리며 반찬을 가져온다.
소용없다.
한 그릇을 비워도
할머니는 금새 한그릇 밥을 푼다.
나는 다시 소처럼 밥을 먹는다.
소가 위가 네 개인걸 보면
소 할머니 손도 알만하다.
절룩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