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떼가 나온다
내 아홉달 난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악어떼가 나온다
이다
아빠는 아파트 단지를 지나 주차장을 지나 정글숲을 찾는단다. 한 마리도 없는 악어를 찾는단다. 아니, 악어떼를 찾는단다. 기어서 가야하는 걸까. 이 곳에선 박박 기어야만 정글숲에 갈 수 있나. 융자도 대출도 없다는, 엄마 아기 아빠 셋이서 온종일 뺨을 부빌 오두막이 정글숲에 있을까.
아기야, 아빠가 출근하는 걸 보렴.
네 엄마가 깰까 타잔처럼 소리는 내지 못한다. 네 앞에서 한 마리 착한 침팬지 치타가 되는 이 아빠를 보렴. 오늘도 정글숲을 찾아 출근하는 이 아빠를 보렴.
그리고 웃어주려무나.
아빠는 그 웃음만 가지고 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