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단풍은 왜 붉은가

by 엽서시
Screenshot_2015-10-27-07-42-32-1.png

쌓여있던 일이 빠져나가

주름과 살이 남았다.

아침도 아침밥도 일찍 잠드는 잠자리도

다른 색이구나.

괜히 공원이나 뒷산을

찾는다.

찾게되더구나.

등이 없는 의자에 앉아

다른 잎을 보며

다른 잎의 주름과 살을 보다

다른 색이 같다는 것을 배운다.

도토리 나무의 잎에 갈색물이 드는 이유가 도토리 맛이 씁쓸한 이유와 같다는 것을 귓동냥으로 배운다.

늙은 잇몸의 뒷맛이 쓴 것도 그 때문일게다.

어울리지 않게

이제 다 늙어가는 것들끼리 울긋불긋하게 차려입은 가을산에게 쓰게 웃고 무릎을 일으킨다. 오늘은 헛땀을 흘렸으니 밥이 참 달겠다.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차마 쥐의 대가리를 밟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