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다.
계약서를 쓴 기억만 없다.
뭉텅이로 놓인 편지지를 보았다.
보다가 그만 웃었다.
네게 편지를 보내야지,
하며 나는 저 많은 편지지를 샀다.
나는 사랑도 기간제라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마주치는 모두가 기간제다.
그렇지 않니.
어느 날 죽은 까치를 아침 공기가 발로 차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알았다.
저 새에게도 기간이 있다.
새의 밑에 수북한 낙엽이 말해주었지.
어느 날 창밖으로 박스처럼 구겨진 차와, 그 차를 박스처럼 접어들고 가는 렉터카를 보다가 그만, 나는 내 다른 모든 것이 기간제임을 알았다. 혼자 복사기 앞에서 복사를 하다가, 입술 댄 자국도 없이 버려진 종이컵을 보다가,
나는 또.
그러니 혼자 설워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이 설움도 기간일 것이다.
기간제다.
기간제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