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무성함이 지겨워 잎을 떨우고 그래서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나무는
또
앙상함이 지겨워 잎을 피우고 그래서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나는 그리움이 지겹다.
이삭이 떨어지듯
"내가 너를 사랑했어"하는,
앙상한 사실만 남았다.
앙상한 사실인데 그것을 꺾어버리지 못한다. 꺾어서 어디 화로에라도, 아궁이라도, 라이터라도, 아니, 어느 어디 무슨 곳이라도.
웃풍이 잦은 내 방은 겨울, 겨울, 겨울이다......
앙상한 기억이 짓무르도록 매만지는 것이 오늘, 내일, 그 내일의 내일도 겨울, 겨울, 겨울, 그리고 겨울......
겨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