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뿌리 내린다는 말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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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윗돌 시멘트도 이렇게 쩍쩍 갈라지는 것을 보면요.

뿌리는 가장 강한 것이지요.


마음에 담는다는 말을 알겠습니다.

마음에 심는다는 말을 알겠습니다.

그러나 뿌리 내린다는 말은 차마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것이 알갱이 사이 뿐만 아니라 바윗돌 시멘트 아스팔트 콘크리트까지 무시로 뚫고 오는 것을, 실핏줄이 살을 가르는 것을 우습게만 여겼는데, 그게 피를 나르고 양분을 나르며 살을 찌우는 것처럼, 어느 순간, 어어, 어느 순간이 되니, 이제 뽑을 수 없는 그것이 나를 움켜쥐고 있지 뭐에요. 동강나 있는 것을 보다가 가만히 웃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누군가에 뿌리 내린다는 말은 차마 알지 못했어요.

마음에 심는다는 말은 알겠지만요.

마음에 담는다는 말은 알겠지만요.


내 마음이 어쩔 수 있겠어요.

뿌리는 가장 강한 것이지요.

아스팔트 콘크리트도 저렇게 쩍쩍 갈라지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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