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가지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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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지를 보네.


가지는 꽃의 무게를, 잎싹의 무게를, 둥지의 무게를, 깃털의 무게를, 새의 무게를 버티네. 지는 꽃잎의 무게를, 피는 잎의 무게를, 잠든 알의 무게를, 알껍질안에서 박동하는 아기새의 무게를, 어스름이면 두터워지는 날개의 무게를 지고 버티네. 아침이 오도록 버티네.


나는 가지를 보네. 가지와 가지가 모여 나무가 된 것을 보네.


선이 버티는 무게를 보네. 외발로 저도 또다른 선에 매달려있는 것을 보네. 가지는 떨어져도 말라붙어도 언제나 가지인 것을 나는 보네. 가지가 우는 것을 보네. 발 밑에서 우는 것도, 누군가의 여린 살을 치며 우는 것도, 어느 밤을 타닥타닥 뎁히며 우는 것도 보네.


나는 가지를 보네.

아,

아버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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