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쯧쯧

by 엽서시
IMG_20160508_200141.jpg

어젯밤 혼자

맥주캔을 세 놈이나 비우고,

화장실을 오락가락하는데

무언가 시꺼먼 게 마룻바닥에 눌러박혔더군.

보니 손가락만한 바퀴벌레야.

나는 혀를 쯧쯧 차다가,

휴지로 놈을 치워다 버리며 또 한 번 혀를 쯧쯧 차다가,


생각했다오.

취한 놈의 눈먼 발에 밟혀 가슴이 터지는 일은 얼마나 재수 없는 일인가,

그러나 아무 누구도 누르지 않아도 가슴이 터지도록 아픈 일은 또 얼마나 재수 없는 일인가.


나는 한 놈의 맥주캔을 더 비울 수 밖에,

어느 누가 나를 위해 혀를 쯧쯧 찰까,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낯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