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꽃게가 두렁에 쌓였다.
폐꽃게는 나부랭이 꽃게들이다.
그래도 꽃이련만,
이 놈들은 살이 텅 빈 놈, 껍질이 무른 놈, 다리가 여덟 개 밖에 없는 놈, 어린 놈, 터무니 없이 어린 놈, 암만 먹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 놈, 껍데기만 튼실한데 다른 곳은 영 시원치 않은 놈, 한 쪽 눈이 애꾸인 놈, 집게발 하나가 오그라들어 영영 펴지지 않는 놈, 게딱지 같은 집이 더럽게도 못사는 놈, 절룩거리는 놈, 곱사등이인 놈, 껍데기 속까지 가난하여 살이 텅 빈 그런 놈들이라
논두렁에 쌓인 주검째 무덤이 되었다.
파리는 꽃게의 눈물을 핥았다.
괜찮아, 괜찮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