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임- 하고,
2학년 아이들이 와아 달려들었다.
학교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서
나는 멋쩍게 야아- 하고 웃었다.
선생님, 내년에 3학년 맡으시는 거죠오-
아이들이 물었다.
나는 글쎄, 하며 웃었다.
글쎄, 하며 웃고는
개개비처럼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떨어져
교직원 식당으로 향했다.
혼자 앉아 쌀을 씹으며
글쎄, 라는 말을 곱씹었다.
2학년이 3학년이 되듯이
매미 애벌레가 매미가 되듯이
시간이 지나가서 되는 일이라면
나도 좋을텐데.
겨울이 지나면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3학년이 된 너희를 가르칠 수 있을까.
교직원 식당에서 다른 선생님들은 집값과 신혼여행과 드라마 이야기에 밥풀을 물었다.
창 밖에서, 매미는
글쎄에쎄에쎄에쎄에에에에에에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