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중앙시장 2층 주영식당 삼숙탕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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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동해의 깊고 여린 살이다. 내가 이것을 씹을 때, 동해여, 그대는 자뭇 쓰라릴 것이다. 뒤척여 올 것이다. 뒹굴어 올 것이다. 할퀴어 올 것이다.

이것은 자뭇 나와도 닮았다. 배가 빠개져 속이 드러난 채로 세상에 나왔다.

나는 전날 먹은 술이 아직 깨지 않은채로 김형과 같이 비척거리는 걸음을 타고 강릉중앙시장 맘모스동을 세 번이나 돈 끝에 들어간 허름한 가게에서 상 앞에 앉아 화투패로 오늘 매상을 점치던 이모의 손에 끌려가 이것을 처음 보았다. 김형은 그 국물을 두어 번 맛보다 숟갈을 놓고 나는 이 나를 닮은 것을 알뜰히 뼈를 바르고 이모가 준 식은밥까지 몽조히 말고나서야 수저를 놓았다.

나의 속을 달래는 것은 나를 닮은 것 뿐이어서 나는 게트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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