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유한락스를 넣고 잘못 빨아버린 바지에 반점이 생겼다. 무슨 국물이 묻은 것처럼 희고 붉다.
어머니는 미안하다 말하신다. 괜찮다 말하며 유성매직으로 칠하면 된다 했다. 매직으로 칠하고 나면 눈에 띄지도 않는다며.
바지의 반점을 지우다 생각한다. 누군가의 울음을 물들여 없앨 수 있다는 것. 누구의 상처도 잘못도 미안함도 그저 지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일꼬 하고.
절룩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