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첫 눈

by 엽서시



쌓여야만이 눈은 아니다.
보라.

말라 비들어진 잎자루,

썩어 물크러진 감,

아직 살아 버둥하는 저 식물들의 주검 위로

눈은 서투르고 지엄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내린다.

저 하늘도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 있으니

하늘로부터 눈은 내린다.

보라.

이제 겨울의 시작이니.

비로소 젖은 땅에 어느새 눈이 쌓일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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