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룻배
11. 나룻배
“이젠 더 못하겠네.”
고이만년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노를 놓았다. 이제 강의 중반부에서 배는 혼자 흔들리고 있었다.
“더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 노를 저었던 가승섭유가 싱글 웃으며 말을 받았다.
무인들은 잠시 말을 잊고 한수 너머를 바라보았다.
“위례도 이제 안녕일세.”
하는 저이구의 말에,
“안녕이라니, 곧 다시 돌아올 터인데.”
하며 지증설이가 쏘아붙였다. 고이만년이 둘을 투덕투덕하며 달랬다.
“어찌됐건 이제 개루도 밤에 다리 못 뻗고 잘 터는 확실하구만.”
모두들 왁자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다만 재증걸루만이 웃지도 말도 꺼내지 않은 채 오른팔로 두 무릎을 감싸 쥐고 있었다. 떠나보내는 나룻배를 미는 강바람이 불었다. 모두가 손을 들며 기뻐하는 터에 재증걸루 혼자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