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싶다.
너희들 머리에 대고 묻고 싶다.
너희들 머리에 고랑이 있다.
올려 묶은 머리에도,
핀으로 집은 머리에도,
늘어뜨린 머리에도,
고랑이 올올히 겹쳐 파도가 친다.
그 고랑에 대고,
그 착하고 순한 선에다 대고,
묻고 싶다.
무슨 생각을 하니, 무슨 생각 중이니, 학교 생활은 어떠니, 시험 걱정이 많니, 학원은 또 어때, 다닐 만 하니, 교과서는 어때, 읽기는 하니, 화장은 왜 하는 걸까, 왜 교복을 줄이는 걸까, 아니 미안하다, 친구들은 어떠니, 누가 따돌리지는 않니, 반에 혼자 밥을 먹는 친구는 없니, 가끔 창 밖을 보다 혼자 울음을 삼키진 않니, 행복하니, 얘들아, 정말, 행복하니?
묻고 싶다. 고리에 물음을 엮어 너희들 고랑에 늘어뜨려서라도 답을 낚을 수 있다면.
이 교탁에는 너희들의 고랑 속이 보이지 않아서,
묻고 싶다.
답할 리 없는, 한 일자 꾹 눌러닫은 너희들의 착하고 순한 선에 대고,
함함하고 먹먹한
그 고랑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