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 지구는 빛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몰라
시간이 말도 되지 않게 느리게 가고 있는 것이
초침이 저렇게 느리게 걸음을 떼는 것이
마른침을 꼬올딱 삼키는 속도인 것이
시방
이 몸의 무게는 물에 젖은 행주처럼 무거운 것이
말도 안되는 중력이 느껴지고 있는 것이
누군가 나를 당기고 잡아당기는 것이
이 팀장인지, 윤 대리인지, 나오지도 않는 사장 새끼인지
시방
나는 출근 전 침대 위의 시간보다 더 무거운 몸으로 시계를 본다
시계는 여전히 똑같은 각도로 팔을 벌리고 미안하다는 듯 째깍거린다
아니,
그런데 어쩌면 지금 나는 가장 맛있는 반찬이 나오기 전의 순간과
같은지 모른다 내 하루가 가장 느리게 달리고 있는 이 시간
지구는 빛과 가까운 속도로 달리고 있다
시간은 영과 가까운 속도로 달리고 있다
꼬올딱,
그래, 지금 내 목구멍을 느리게 넘어가는
이것은
천천히 삼키는
몸으로 음미하는 시간.
*시방: ‘지금’을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 욕을 귀엽게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