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낸다,
라고 말한다.
서랍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있던 낡은 삼익 하모니카 상자처럼
찾은 말을 입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잘 지낸다.
한 글자씩
위에 쌓여 있던 먼지는 손바닥으로 훑어 내고
꼳 같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전과 비슷하게는 들린다.
잘 지낸다.
꺼낼 때마다
무언가 부딪히는 것은
추억 아닌 다른 무언가 때문
아니면 그 추억이 거추장스럽기 때문일까.
잘 지내니.
라는 말은 두었다.
갈비뼈 안쪽 또는 허파꽈리 어느 옆
그림자에 가려 찾지 못한 것처럼 그냥 두었다.
입을 닫는다.
바람이 분다.
입꼬리를 당긴다.
비스듬히 새어 나오는 말,
잘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