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엽서시

그 꽃

그 거리에 늘 피어 있던

by 엽서시

어제 피어 있던 꽃은

오늘도 피어 있다

그러나 내일, 아니면 다른 수많은

내일 중의 어느 내일에

꽃은 툭 지고는 사라진다

꽃이 사라진 거리를

아무리 헤매고 찾아도 찾을 수 없다

아무리 네가 붉게 울음을 토해내도

행인들을 붙잡고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보아도

꽃은 찾을 수 없다

심지어 다시 그 계절이 오고

다른 꽃들이 피고

온 거리가 울긋불긋 하여도

그 꽃만은 찾을 수 없다

찾을 수가 없다


그꽃.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