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차라리 짖어라
이를 드러내
입가의 침이 엉겨붙어
허연 거품이 뚝뚝 흐르게
짖고 날뛰어라
나는 그것이 편하다 차라리
내게 짖어대는 것이
그래야 내 몽둥이를 휘두를 테니
허리 중동이가 팍 꺾이게
발길질을 해댈 테니
대추나무에 매어 단 밧줄이 팽팽하도록
내 몸을 실어 당길 수 있을 테니
그러나 나는 짖지 않는 것에는
나를 물려 들지 않는 것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 검은 눈의 안에
무슨 생각이 뻔히 들여다보이는데도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짖어라, 눈을 까뒤집고
내 고향을 욕하고, 부모를 욕하고
되도 않는 문자를 섞어가며
입안의 침이 말라
성대가 찢어지게
짖거라, 짖어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