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고양이가 뵈질 않는다
고 녀석이 가로수마다 잔뜩 긁어놓은 자국들이 흐려진다
들숨에 실린 추위가 어제보다 무겁다
고양이 한 마리의 생이 온통 남겨 놓은 것이
저 나무의 상처다
나는 너를 생각한다
그러다 내 손을 바라본다
이 손에서 갈고리 같은 발톱이 나와
너에게 온통 생채기를 남긴 것이다 생채기마다 울음을 심어두고는
너의 뒷모습을 생각한다
늙은 고양이 한 마리 정도 덜어낸 듯
조금 가볍던 발걸음
절룩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