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주공아파트 지붕에 앉았다
휴대전화를 꺼내서 찍어본다
그러나 담기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네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
내가 가난함에 담기지 않는 것들아
아름다워라 어여뻐라
하여 떠나간 당신도 그랬지
당신이 떠나가고 나는 또다시
당신의 어여쁨을 알았네
달은 아파트 너머로 사라졌다
당신도 그랬던가
사람들의 어깨 너머너머로 떠나갔던 당신도
저 달처럼
아름답거라 어여쁘거라
절룩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