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일
산다는 것은 작아지는 일이다
내가 보잘것없음을 알아가는 일이다
뭔가를 잃어버렸는지, 자꾸 말에 울음이 섞이는
조카 녀석의 슬픔조차 나는 멈추지 못했다
그뿐이랴,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동료의 마른 눈을 앞에 두고는
나는 자음 하나 떠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는 것이…….
-내일 점심에 칠리새우 어때?
-저는 크림새우가 좋은데요, 그 집은 크림새우 잘하잖아요.
하고 부장과, 과장이,
내게 새우 따위를 물어보았을 때,
나는 동료의 묵묵한 등에서 애써 눈을 돌리고,
-저도 칠리새우 먹지요…….
이렇게 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산다는 것은 작아지는 일이다
내가 왜 서러워지는지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보잘것없음을 알아가는 일이다
흔들리는 전철 손잡이를 붙들고는,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따위를 떠올리는 것이 전부였다,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
그것도 국어국문학과를 나왔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