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지금 이 제비꽃처럼

by 엽서시

어느새 피어있는 그를 보면

피었구나,

하는 반가움 뒤에 미안함이 달린다


놓쳤기 때문이다

그가 꽃봉오리 영글어내는 모습

나무에서 꽃 맺는 이들과 다르게

흙바닥 먼지바닥의 그를 보기 위해 나는 고개를 숙였어야 했다


한둘이 아니다,

내가 놓쳤던 것들,


내 등 뒤에서 고개 숙인 인사

내가 보지 못한 미소

내가 알지 못한,

그러나 나를 향한 마음 씀과 기도가

이 제비꽃들처럼 내 등 뒤에 환하다


나 또한 그럴 일이다,

보지 않아도, 알지 않아도,

마음을 영글어내는 것은 오롯한 나의 일이다


지금 이 제비꽃처럼, 내 등 뒤에 있던 마음들과

지금 이 제비꽃처럼, 누구의 등 뒤에서,

맺어가야 할 내 마음을 생각하면서,


지금 이 제비꽃처럼…

지금 이 제비꽃처럼!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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