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평평한 어둠

by 엽서시

돌부리로 이루어진 길은 없다

하나…둘…

정도의 돌이 돌부리가 된다


그것이

길을 걷는 너를 넘어뜨리고

뛰어다니는 어린 아이의 무릎을 까치고 울게 만든다


이불을 덮기 전

가만 생각한 나의 오늘 하루가

바로 그렇다


구덩이처럼 깊게 팬 하루는 또 어떠한가

또 어느 누구의 발목을 잡아끌어

그의 하루의 바닥을 낮추는가


나의 하루를 생각한다

나를 생각한다

아직도 닳지 않은 모서리가 삐죽 솟은

내 마음 씀씀이와

다듬어지지 못해

헝클어진 말본새를 생각한다


어째서 나는 아직인가

눈을 감고 나면 찾아오는 어둠처럼

평평하지 못한 것인가


감은 눈 안으로 눈을 굴리며

마치 염주알을 굴리듯 하다가

내일은 그래, 괭이라도 들고 나서야지,

돌부리도 구덩이도 긁어내야지, 채워 넣어야지,

생각한다


이 평평한 어둠처럼,

이 평평한 어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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