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컸다
생각보다 더,
생각보다 더…
삐걱거리던 고통이
이제는 등허리에 쑤셔박혀
오늘은 한낮거리 등짐도 못하고
모로 기대 눕는다, 헐떡댄다
상처를 핥아줄 동료 짐승이 어디 있는가,
알아둔 삼 뿌리 괸 자리라도 어디 있는가,
들숨은 유난히 찬데
날숨은 또 왜 이리 더운가,
어깨 밑으로 뚝 떨어진 모가지
에 떠오르는 죄다 쓸데없는 것들뿐
산짐승 하나 이렇게 죽는다
얄궂게 떠오르는 건
―아가, 짐승 묻힌 자리에는 쑥이 유난히 짙단다.
하시던 오래된 말씀
아아, 할매야,
나 이렇게 쑥그림자가 되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