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저녁의 매미는
알고 있을까
울음을 멈추어야 할 때를
나무줄기를 놓아야 할 때를
저 울음소리는 흐느낌처럼 들리기도 한다
모든 때늦은 울음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같이 난 동기들이 떠나간 빈자리
혼자 매달려 늦도록 우는
너무 늦어서 우는
늦게 알아버려서 우는
들어야 할 이가 떠나고 없는 빈자리
혼자 매달려 늦도록, 늦도록 우는
손에 움켜쥔 나무줄기가 느껴지지 않도록 우는
울음은 흐느낌이다
날이 저물고
가을 저녁의 매미는 흐느낀다
가을 저녁의 매미는 노을과 같아서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는다
물들이다가 그저 사라질 뿐이다
어디선가 울음이 멎는다
누군가 나무줄기를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