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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엽서시 Oct 11. 2023

그 어떤 아픔도

그 어떤 아픔도

액정화면을 거치면     


납작해진다

납작해지고 납작해져서

그 누구도 울리지 못한다     


또 어떤 아픔은

그보다 더욱 납작해지고

짜부러들어 명암도 윤곽도 없는

숫자가 된다     


숫자가 된 아픔은

그 누구도 돌아보게 만들 수 없다    

 

그 어떤 아픔도

또 죽음도 슬픔도

누구의 것도

아이의 노인의

어머니의 아버지의 그 누구도

켜켜이 쌓여,

쌓이다 못해, 못해 손가락으로도

늘였다 줄였다 내지는 밀어서 치울 수 있다     


이 액정화면을 거치면     

그야말로 아픔 하나 느껴지지 않는

무통의 세상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253944?sid=10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592878?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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