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엽서시

어제의 슬픔에 대하여

by 엽서시

Tip1.

어제의 슬픔에서

조금 떨어져 앉자


연못에 잠겨 있는 사람은

연못의 모양을 알지 못한다

연못의 깊이만 알 뿐이다


한 발짝…

한 발짝…


연못의 한기에서, 지저귀는 개구리 소리에서…

연못은 가을 상수리나무의 이파리보다도 작아진다

눈동자보다도 작아진다


그러고 나면

숲에 연못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Tip2.

그럼에도

연못을 생각할 것

잊지는 말 것


축축이 젖었던 슬픔이 말라

옷이 바스락거리더라도

숲에는 숲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할 것


어느 길, 연못에 잠기어 있는 사람을 만날 때

젖은 옷에 그림자까지 무거운 사람을 볼 때

손을 내밀 것,

또는 두 손을 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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