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는 개똥 위를 뒹굴지 않는다

무명이 쓰고 GPT가 그리다

by 엽서시

시인은 부르주아가 되었으니,

시는 액세서리구나.


이제 시는 개똥 위를 뒹굴지 않는다.

비 마른 날 죽어있는 지렁이 곁을 지키지 않는다.

편의점 앞 테이블 종이컵에 담긴 미지근한 소주를 마시지 않는다.

속을 게워내는 슬픔 곁에서 헛구역질을 참지 않는다.

땀내 쌓인 쿨냉조끼에 제 땀 냄새를 더하지 않는다.

흙이 묻지도 비에 젖지도 않는다.

국밥을 먹지도 담배를 피지도 않는다.

지하철은 타지 않는다.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큰 길가에 있는 카페로 간다.

예약자 명단에서 제 필명을 확인하고,

커피 냄새 가득한 공기가 내려앉은 원목 테이블 위,

비스와바 심볼스키, 에밀리 디킨슨 등의 시집,

하하, 호호, 음, 그렇군요, 정말!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가수가 웅얼거리는 노래에 맞춰

와인 냄새 담긴 감상을 나누고,

시는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마룻바닥이 깔린 고층 아파트로 향한다.


ChatGPT Image 2025년 6월 24일 오전 09_07_47.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